불안, 트렌드가 된다

거품 꺼지는 한국, 2013+5년 전문가들 예측은

 


애완용 금붕어 중 버블아이(Bubble Eye)란 녀석이 있다. ‘거품 눈’이란 요상한 이름은 물고기가 성장하면서 눈도 함께 커진다고 해서 붙었다. 사실 커지는 것은 눈이 아니라 볼이다. 너무 커진 볼은 의외로 잘 터진다. 그럼 어떻게 될까. 금붕어는 동화에 나오는 배 터진 개구리처럼 죽고 말까? 아니다. 볼은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참 다행한 일 아닌가!

금붕어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은 오늘 이야기가 거품(Bubble)이란 키워드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더 자세한 이유는 독자 여러분이 기사를 다 읽었을 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2013+’, 즉 2013년 이후 약 5년 동안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다룬다. 인구 문제 등 일부 주제는 그보다 좀 더 장기적인 타임라인에서 서술했다. 한국트렌드연구소(소장 김경훈)의 ‘2013 핫 트렌드’ 보고서를 기초로 해 미래연구 전문가인 서용석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부장(정치학 박사)과 정지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조언을 기사의 씨줄과 날줄로 삼았다.

제1장: 거품 청년

▷“한강의 기적 시대의 환상을 아직도 갖고 있다면 그는 장님이거나 남을 속이려는 위선자일 것이다.”(김경훈 소장) “(풍요롭던) 과거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힘들더라도 새 환경에 적응해 살아야 한다.”(서용석 부장)

우리는 거품이 꺼져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앞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3∼4%가 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2011년 경제성장률 3.6%, 2012년 2.4% 예상). 거품 붕괴의 시대에 가장 타격을 받게 될 세대는 40대 중반에서 60대까지의 중년 남성들이다. 기대수명이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이들은 ‘청년처럼’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것을 요구받는다. ‘경제 거품’이 꺼지는 마당에 은퇴도 쉽지 않다. 하지만 몸은 늙어가고 삶은 무겁다.

이런 상황은 무기력감을 가져온다. 지난달 실시한 한국트렌드연구소의 조사(40∼60대 남성 294명 대상)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갱년기 증상은 무기력감(33%), 비만(23%), 성욕 및 성적 능력 감퇴(21%), 우울증(20%) 순이었다.

편하게 나이 들지 못하는 이들은 현실과 기대의 차이, 즉 거품이 차 있는 부분을 메우려고 발버둥친다. 특히 철인 3종 경기 같은 극한 스포츠가 어필할 것이다. ‘체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며, 회식 다음 날 아침 지각해 빈약한 체력이 들통 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중년 남성에게 매력적이지 않은가.

미국의 철인 3종 경기 인구 중 3분의 1이 40대 남성이며, 동호인 규모는 매년 50% 이상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울릉도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남성부 상위권을 모두 40세 이상이 차지했을 정도다.

돈은 있으나 시간은 없는 사람들은 ‘지름길’을 찾을 것이다. 미국의 노화방지 전문 클리닉 세네제닉스는 올해 뉴욕증권거래소 인근에 분원을 열었다. 바쁜 직장 생활과 운동량 부족에 시달리는, 40대 이상 금융회사 임원 고객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클리닉 측은 호르몬 치료가 갱년기의 여러 가지 증상을 짧은 시간 안에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30대부터 1%씩 줄어들기 시작하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치료는 자신감과 성욕 회복에 효과가 좋단다.

제2장: 불안과 힐링

▷2016년 8월=오십 줄에 들어 쾰른에서 수천 km 떨어진 한국이란 나라의 산 속을 걷는 나는 누구일까? 왜 여기 있는 걸까? 그래도 한때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한국 중년남성들을 치유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프로그램이라 안심이 된다.(한국으로 힐링 체험 여행을 온 독일인 엔지니어)

자기계발 전문가인 칩 콘리는 ‘불안=불확실성×무력감’이란 감정방정식을 제시한다. 경제, 사회 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거품의 붕괴에서 생기는 불안감은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불안이 커지면 당연히 반작용이 나온다. 그게 바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힐링이다. 지금 당장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들어가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라. 상위 랭크는 거의 다 힐링 관련 책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자.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속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힐링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 삶의 활력 증진 등과 연계해 대규모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세계 평균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고,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이런 ‘준비된 환경’과 풍부한 임상 인구를 바탕으로 조금만 노력을 한다면 엔터테인먼트 한류에 이어 힐링 한류 열풍이 불지도 모른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이런 광고가 붙을 수도 있다. ‘× 같은 환경에서 한국인들이 미치지 않은 이유.’

제3장: 프리크라임(Pre-Crime)과 안전 센서

▷2014년 7월=일본 센다이 출장?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 바로 옆인데 어떻게 하지? 맞다, 그렇지. 얼마 전에 나온, 방사능 측정이 되는 스마트폰 안전 센서를 가져가면 되겠네.

성범죄 증가(2007년 1만3396건→2011년 1만9498건)와 잇따른 잔혹 살인 사건은 강력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트렌드연구소의 10월 조사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응답자가 강도와 폭력,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교통사고나 자연재해의 그것보다 크다고 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라. 가까운 미래에는 범죄를 예측해 막아주는 서비스가 구체화할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말이다.

너무 황당하게 들리는가? 그렇지만 실제 상황은 영화보다 더 현실적이다. 영화에선 3명의 초능력자가 범죄를 예측하지만, 현실에선 최신 디지털 기술이 그 역할을 한다.

영국 경찰은 현재 홈페이지(www.police.uk)를 통해 ‘범죄지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도를 클릭해 들어가면 ‘2012년 9월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강도 1건, 절도 10건, 마약 관련 사고 2건이 일어났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다.

▼힐링 한류-안티에이징 열풍 불듯 “이곳 범죄확률 50%” 실시간 예보▼

이런 서비스가 발전하면 ‘현재 장소의 야간 범죄 발생 확률은 50%입니다. 우회하세요’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크루즈 경찰청은 지난해 말 범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수학자 조지 몰러의설계로 탄생한 이 소프트웨어는 특정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을 예측하게 해 준다.

개인 차원의 범죄예방 서비스도 속속 탄생할 것이다. ‘크리미널 트래커’라는 스마트폰 앱은 특정 지역의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반경 40마일 안에 있는 성범죄자의 이름과 주소를 지도상에 바로 보여준다.

범죄 이외에, 기존에는 어렵던 전문적인 수치 측정 역시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안에 시판 예정인 아이폰기반 성분 측정기 ‘랩카(Lapka)’는 네 가지 센서를 이용해 방사능, 유기농 재배 여부, 전자파, 습도 등을 측정한다.

사용법은 무척 간단하다. 센서를 이어폰 꽂듯이 연결만 하면 된다. 유기농 센서는 채소에 들어있는 질산염(화학비료에서 나옴) 농도를측정하며, 음식이 상한 정도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센서 기술의 발전과 소형화는 놀랍고도 편리한 세상을 가져올 것이다.

제4장: 유비쿼터스 유토피아

▷2018년 5월=프로축구 K리그 경기장. 오늘은 러시아 용병 이반이 돌아가는 날. 경기장에서 악수를 하는데 이런, 대화가 안 된다. 녀석이 실시간 번역기를 반납해서다. 번역기 덕에 우린 절친이었는데….봉준호 감독이 내년 개봉 예정으로 제작 중인 SF 영화 ‘설국열차’에는 ‘외국어 자동 번역기’가 등장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언어를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기계다. 영화에나 나오는 비현실적인 기계라고? 하지만 기술 발달 속도에 비춰보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실시간 자동 번역의 핵심은 빅 데이터. 현재 구글이 제공 중인 자동 번역 시스템은 수억 건의 문서를 바탕으로 58개 언어의 상호 번역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애플의 음성 인식 시스템 ‘시리’는 사용자들의 프로그램 이용 데이터를 누적해 정확도를 높인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이 결합한다면 실시간 자동 통역도 꿈이 아니다. 올해 월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빅 데이터 처리 기술을 ‘가장 주목해야 할 과학기술’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빅 데이터가 최첨단 정보 처리 기술과 결합하면 정보의 가치가 더 커진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골라 제공하는, 이른바 ‘스마트 에이전트’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이 똑똑한 비서는 고객의 선호를 종합해 그가 가장 필요로 하는 상품 정보만을 뽑아낸다. 쉬는 시간도 부족한 직장인들이 셔츠 한 장을 사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샅샅이 뒤질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더 유쾌한 상상도 가능하다. 2007년 방영된 일본 TV 애니메이션 ‘전뇌코일’에는 ‘전뇌안경’이 등장한다. 이 안경을 쓰면 자신이 바라보는 곳의 각종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송되고, 현실에는 없는 공간이나 가상의 애완동물이 보인다. 이쯤 되면 몇몇 독자는 무릎을 탁 칠지도 모른다. 구글이 올해 4월 발표한 ‘구글 안경’과 증강현실(실제 풍경에 컴퓨터그래픽을 합성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술) 기술을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글도 기계가 써 줄지 모른다. 소설가 이인화 씨는 최근 ‘스토리헬퍼’라는 디지털 저작도구를 이용해 장편소설 ‘지옥설계도’를 썼다. 프로그램에 장르 인물 상황 행동 등 29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이것들이 엮여 A4용지 1장 분량의 줄거리가 생성된다. 이 작가는 내년 3월 일반에 무료로 이 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제5장: 인구 감소는 위기인가, 기회인가

▷2017년 12월=올해의 최고 인기

드라마는 ‘색동 아오자이’.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의 딸이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꽃미남과 역경을 헤치고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오늘은 할롱베이 로케이션 장면이 나온단다. 정말 기대된다.1993년 방영된 드라마 ‘엄마의 바다’를 기억하는가? 어머니(김혜자)는 맏딸(고현정)이 가난한 고학생(최민수)과 사귀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들 가족이 경제적 빈곤에 처하게 된다.

TV 드라마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1990년대 드라마가 부잣집 딸과 가난한 남자의 사랑을 다뤘다면, 요즘 드라마는 돈 많은 남자와 보통 여자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많이 다룬다. 가까운 미래에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는 연애(결혼), 취업에서의 차별이 드라마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다문화가정과 관련한 문제는 곧 1세대인 이주여성을 넘어 성인이 된 그 자녀들에게 전이될 것이다.

서용석 부장은 다문화가정 및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이민 1세의 경우 언어나 문화에 익숙치 않아 차별을 어느 정도 감내하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2세대는 다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톨레랑스(관용)를 사회 중심 가치로 삼고 있는 프랑스의 아랍계 청소년 폭동(2005년)은 ‘단일민족 국가’인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크다.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 이민 정책과 관련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일부 젊은이의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성향이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외국인 노동자들 때문에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임금 수준도 낮아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만 없다면 단순노동을 하는 사람들도 미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돈을 벌 텐데”와 같은 주장이 대표적이다.

서 부장은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제노포비아를 이용하는 정치인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진보적이며 개방 성향이 강한 북유럽에서도 최근 극우정당들이 약진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력 확충 등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 이민 수용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인구 감소가 위기보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구 거품이 빠진 후 ‘콩나물 교실’로 대표되던 학교 환경이 훨씬 쾌적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인구의 양보다는 질에 치중하고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것이 사회비용 측면에서는 훨씬 이익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자리와 관련돼 우려되는 점은 인구와 취업자의 노동시간이 줄어도 일자리는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을 계속해왔고, 앞으로는 로봇 기술의 발달에 따라 그 정도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기업들은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수록 로봇의 도입을 늘리려 할 것이다. 심지어 인구대국인 중국도 로봇 도입을 통해 인구 노령화에 대비하고 있다.

국제로봇연합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까지 연간 3만2000대의 로봇을 도입해 세계 최대의 로봇 수요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안을 먹고 불안을 낳고 불안과 살아야 하는 시대▼

Epilogue

거품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온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와 기회는 함께 있음을, 거품의 붕괴는 새로운 시작점이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언제나 기회는 있고, 침착한 사람은 그것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만 한다면 변화의 흐름에 휩쓸리고 만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불안 자체가 소비 감소나 위축으로 직접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어느 정도 높아진 소비성향이 갑자기 줄어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못된 기업’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누구보다 먼저 맞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사회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나 기업에 대해 선진국보다 훨씬관대함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제 잘못을 저지른 기업은 실제 영업활동에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불의에 대한무관용(Zero-tolerance)’ 단계에 다다랐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라. ‘피고인의 반성’이나 ‘불행한 가정환경’ 운운하는 말은 지금 너무나 쉽게 무시당한다.

지극히 평범하게 들리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은 저서 ‘불안’에서 “우리는 불안을 먹고 불안을 낳으며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불안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평범한 삶의 조건이고, 산다는 것은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불안을안고 살아가지만 모두가 똑같은 수준으로 괴로워하는 건 아니다.

‘행복의 조건’이란 책이 있다. 하버드대 졸업생들의 삶을 70여 년간 추적해 행복의 비결을 찾는 과정을 다뤘다. 오랜 연구 끝에 나온 결론 중 하나는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린다는 것이다. 저자인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행복한 사람들은 긍정적이며 성숙한 방어기제(승화, 유머, 이타주의, 억제)를 통해 스트레스의 독성을 중화하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분노나 충동적 반응, 음주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회 전반적으로 소소한 기쁨과 작은 행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인생 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줄었다는 걸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경제가 성숙기에
들어선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일본 대중가요 가사를 분석해 보면 우리 가요보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적고 ‘행복’이란 단어의 등장 빈도가 높다. 그 행복 역시 일상에서 얻어지는 작은 기쁨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에 따르면 매우 기쁜 일을 한 번 경험하는 사람보다 조금 기쁜 일을 여러 번 경험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작은 것에 대한 선호는 주거문화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1, 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거창한 전원주택이 아닌, 소규모 별장을 교외에 마련해 삶의 안식처로 삼는 트렌드도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안에 자기만의 공간(Den·원래는 동물이 사는 굴을 뜻하지만, 편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를 가리키기도 함)을 만들어 좋아하는 물건이나 콘셉트로 꾸미는 것이 남성들 사이에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 페이스 팝콘이 이야기한 ‘코쿠닝(Cocooning·거친 세파를 피해 안전한 집안으로 도피하는 현상)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21세기에 꽃을 피울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망이 좀 어두웠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미리 겁먹지는 말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버블아이의 터진 볼에도 다시 새살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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